조지아는 디지털노매드와 장기 여행자에게 비자 없이 365일간 체류를 허용하는 드문 국가다. 그러나 체류 기간을 연장하거나 ‘비자 런(Visa Run)’을 위해 인근 국가로 출국해야 할 경우, 항공 이동 외에도 육로 이동이 주요 수단이 된다. 특히 국경을 맞대고 있는 터키와 아르메니아는 접근성이 좋아 많은 장기 체류자가 이용하는 대표적인 육로 이동 경로다. 이 글에서는 2025년 기준으로 필자가 직접 체험한 조지아-터키, 조지아-아르메니아 국경 육로 이동 후기를 정리했다. 국경 도시 상황, 소요 시간, 이동 방법, 실제 출입국 심사 분위기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1. 조지아에서 육로로 출국 가능한 주요 경로
조지아는 총 4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이 중 외국인이 육로로 비교적 쉽게 통과할 수 있는 국경은 다음 두 곳이다.
- 터키 경로: 바투미 → 사르피(Sarpi) 국경
- 아르메니아 경로: 트빌리시 → 사 다클로(Sadakhlo) 국경
러시아 국경은 출입국 제한이 있으며, 아제르바이잔은 일시 폐쇄될 가능성이 있어 실용적인 대안은 터키와 아르메니아 2개국이다.
2. 터키 국경 (사르피) 육로 이동 후기
① 이동 경로 및 소요 시간
- 출발지: 트빌리시 또는 바투미
- 이동 수단: 마슈루트카(소형 밴), 택시, 자차
- 트빌리시 → 바투미: 약 6시간
- 바투미 → 사르피 국경: 약 20~30분
바투미에서 국경까지는 택시로 이동하거나 현지 밴(마슈루트카)을 탈 수 있으며, 대부분 하루에 수차례 운행한다. 국경에는 큰 수속 대기줄이 없었고, 관광객 중심의 외국인들도 많아 비교적 수월하게 출국할 수 있었다.
② 출입국 심사 분위기
- 조지아 출국 심사: 여권만 확인, 체류일 수 체크 없음
- 터키 입국 심사: 여권 + 입국 사유 간단 확인
- 전체 소요 시간: 약 20~30분
터키 입국 후 가장 가까운 도시는 호파(Hopa)이며, 이곳에서 1박 후 귀국하거나, 트랍존(Trabzon)까지 가서 체류를 연장하는 경우도 많다. 단기 체류 후 조지아로 재입국할 경우, 일정 기간(보통 1~2주) 외국에 머문 후 돌아오는 것이 권장된다.
③ 경비 요약
- 트빌리시 → 바투미 버스: 약 30~40 GEL
- 바투미 → 사르피 택시: 20~25 GEL
- 총 이동 시간: 6.5~7시간
3. 아르메니아 국경 (사 다클로) 육로 이동 후기
① 이동 경로 및 교통
- 출발지: 트빌리시 → 사 다클로 국경 마을
- 이동 수단: 마슈루트카 또는 택시
- 소요 시간: 약 1.5~2시간
아르메니아 국경은 트빌리시에서 가까워 당일 왕복이 가능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디드베(Didube) 버스 터미널에서 마슈루트카를 타고 이동하며, 국경에서 내려 도보로 통과한 후 반대편에서 다시 아르메니아 차량을 이용하면 된다.
② 출입국 심사
- 조지아 출국: 여권만 확인, 대기 시간 거의 없음
- 아르메니아 입국: 여권 + 전자비자 불필요 (한국인 무비자)
- 전체 소요 시간: 약 15분~30분
국경 인근에는 숙소와 환전소가 제한적이며, 아르메니아 화폐(드람)로만 사용 가능한 상점이 많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국경 인근 도시(반자조르 또는 알라베르디)로 이동하거나, 짧은 일정 후 다시 트빌리시로 돌아온다.
③ 경비 요약
- 왕복 교통비(마슈루트카): 20~30 GEL
- 추가 경비(식사/환전): 10~15 GEL
- 총 이동 시간: 약 4~5시간 (왕복 포함)
4. 두 경로 비교 요약
구분 | 터키 (사르피) | 아르메니아 (사다클로) |
---|---|---|
접근성 | 바투미 경유 → 거리 멀다 | 트빌리시에서 매우 가까움 |
소요 시간 | 총 7시간 이상 | 왕복 약 4~5시간 |
비용 | 50~70 GEL | 30~40 GEL |
입국 심사 난이도 | 터키는 질문 있음 | 아르메니아는 비교적 간단 |
체류지 다양성 | 호파, 트랍존 등 관광지 존재 | 경유지 한정, 관광 요소 적음 |
장기 체류자가 체류 일수를 초기화하기 위한 비자런 목적이라면 아르메니아 경로가 시간과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반면, 1~2일 여행을 겸한 출국이라면 터키 경로가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
5. 재입국 시 주의사항
조지아는 공식적으로 연속 출입국을 막고 있지 않지만, 반복적 체류가 심사관에게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재입국 시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을 수 있다.
- 왜 자주 출입국을 반복하는지?
- 체류 중 생계는 어떻게 유지하는지?
- 거주지는 어디이며, 체류 목적은 무엇인지?
이러한 질문에 대비해 다음과 같은 문서를 지참하면 도움이 된다:
- 에어비앤비 예약 내역 또는 장기 임대 계약서
- 디지털노매드 관련 계약서 또는 수익 증빙
- 출국 항공권 또는 제3 국 체류 계획서
조지아는 외국인에게 관대한 나라지만, 준비 없이 출입국을 반복하면 입국 거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진다.
결론
조지아에서 육로를 통한 출국은 시간과 비용 모두 효율적인 방법이다. 특히 터키와 아르메니아 국경은 외국인에게 개방적이며, 체류 연장이나 비자런을 위한 경로로 널리 사용된다. 아르메니아 경로는 빠르고 저렴하며, 터키 경로는 관광과 병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반복 출입국을 계획하고 있다면 체류 목적을 분명히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고, 충분한 출국 기간을 확보한 후 재입국하는 것이 안정적인 장기 체류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