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노매드로서 새로운 거점을 찾던 중, 세르비아라는 나라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 여권 소지자는 2025년 현재 기준으로 세르비아에 최대 90일까지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으며, 이 기간 동안 관광뿐 아니라 원격 근무도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다. 유럽에 속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 우호적인 현지 분위기, 빠른 인터넷 환경은 세르비아를 디지털노매드의 숨은 보석으로 만들어주었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베오그라드에 90일간 체류하며 겪은 생생한 일상과 업무 환경, 문화 차이, 실용적인 팁들을 공유한다.
1. 세르비아 무비자 입국 절차
입국은 매우 간단했다. 유효한 여권과 왕복 항공권, 숙소 예약 확인서만으로도 입국이 가능했다. 세르비아 공항에서의 입국 심사는 짧은 질문 몇 가지로 마무리되며, 비자 발급이나 체류 허가증 없이도 90일까지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었다. 체류증명서가 필요한 경우, 대부분의 에어비앤비 숙소나 호스텔은 자동으로 체류신고를 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입국 준비 시 유용한 팁
- 돌아가는 항공권 소지는 필수는 아니지만 있으면 질문을 줄일 수 있다.
- 체류지 등록은 숙소 측에서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 여권 외에 한국어로 된 보험증서도 간혹 확인받을 수 있다.
2. 베오그라드에서의 거주 경험
베오그라드는 세르비아의 수도이자 문화, 경제의 중심지다. 대중교통이 잘 정비되어 있고, 인터넷 인프라도 도시 전역에 잘 깔려 있어 프리랜서나 디지털노매드가 체류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나는 도라콜 지역의 에어비앤비 아파트에서 한 달에 약 500유로 정도를 내고 살았다. 조용하고 안전한 동네였으며, 주변에 카페와 마트, 약국이 밀집해 있었다.
숙소 선택 시 유의사항
- 도심 접근성이 좋은 도라콜, 노비베오그라드, 스파바 거리 중심 추천
- 에어비앤비가 가장 간편하지만 장기 체류는 로컬 에이전시가 더 저렴
- 숙소에 Wi-Fi 속도 확인은 꼭 사전에 문의할 것
3. 업무 환경과 인터넷 속도
인터넷은 기대 이상으로 빠르고 안정적이었다. 베오그라드의 대부분 아파트에서는 100 Mbps 이상의 광랜이 기본 제공되며, 카페 와이파이도 대체로 끊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화상회의, 클라우드 동기화, 스트리밍 등 모든 업무를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었다. 원격 업무 중에는 카페를 자주 이용했으며, 특히 Wi-Fi 비밀번호 없이도 안정적인 신호를 제공하는 카페들이 많았다.
추천 코워킹스페이스
- StartIt Center – 다양한 디지털노매드가 모이는 공간
- Smart Office – 도심 중심, 빠른 와이파이
- Nova Iskra – 디자인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
4. 식비와 생활비
세르비아는 전체적으로 물가가 저렴하다. 평균 점심 한 끼에 6유로, 커피는 1.5유로 수준이다. 마트에서 간단히 장을 보면 하루 식비가 5~7유로로도 충분했다. 숙소, 식사, 통신비, 교통비까지 포함해도 한 달 평균 생활비는 800~1000유로 사이였다. 이는 서유럽 주요 도시와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이다.
5. 현지 문화와 외국인 태도
현지인은 외국인에게 대체로 우호적이다. 특히 젊은 층은 영어 구사가 가능하며, 낯선 외국인에게도 친절하게 다가오는 편이었다. 공공기관이나 대중교통에서는 영어 사용률이 낮지만, 카페나 공유 사무실에서는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나 불쾌한 경험은 없었고, 오히려 현지 문화를 배울 기회가 많았다.
6. 90일 체류 후 출국 팁
세르비아는 90일 무비자 체류가 종료되면 반드시 출국해야 한다. 연장은 어렵고, 인접국(몬테네그로, 보스니아, 헝가리 등)을 방문한 후 재입국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단, 반복 출국과 입국을 너무 자주 하면 입국 심사 시 의심을 받을 수 있으니 1~2개월 정도의 ‘쿨다운’ 기간을 두는 것이 안전하다.
재입국 전략
- 보스니아 또는 헝가리 체류 후 재입국하면 무난함
- 항공권 대신 버스 이용도 유용
- 출입국 날짜 기록은 엑셀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음
결론
세르비아는 무비자로 90일간 체류하면서 원격 근무를 하기 매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물가, 인터넷, 생활 인프라 모두 안정적이며, 외국인으로서 체류하면서 불편한 점이 거의 없었다. 디지털노매드로서 단기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업무 집중을 위해 잠시 머무르기에 최적의 목적지다. 앞으로 장기 체류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재방문 의사가 있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90일이었다.